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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정보

    제목 : 히든 피겨스 (Hidden Figures)

    장르 : 드라마, 전기, 역사

    러닝타임 : 127분

    감독 : 테오도어 멜피

    출연 : 타라지 P. 헨슨 (캐서린 존슨), 옥타비아 스펜서 (도로시 본), 자넬 모네 (메리 잭슨), 케빈 코스트너 (알 해리슨)

    개봉 : 2017년 3월 23일 (한국 기준)

    관람등급 : 전체 관람가

     

    영화 히든 피겨스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입니다. 1960년대 미국 NASA에서 근무하며 우주 개발의 역사를 바꾼 세 명의 흑인 여성 수학자, 캐서린 존슨, 도로시 본, 메리 잭슨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오랫동안 역사 뒤편에 가려져 있던 이들의 공헌이 처음 세상에 제대로 알려진 계기가 된 영화이기도 합니다.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여우조연상·각색상 3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며, 전 세계 흥행에서도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줄거리

    1961년 미국과 소련의 우주 경쟁이 치열하던 시절, NASA 랭글리 연구소에는 '컬러드 컴퓨터'라 불리던 흑인 여성 수학자 부서가 있었습니다. 뛰어난 수학 실력을 갖춘 캐서린 존슨은 그곳에서 일하다 백인 남성 엔지니어들로만 구성된 우주 특별 임무 부서에 파견됩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캐서린은 유색인종 전용 화장실을 찾아 800미터를 뛰어가야 했고, 회의에서 발언 기회조차 제대로 얻지 못했습니다.

    캐서린의 동료 도로시 본은 사실상 감독관 역할을 오랫동안 해왔음에도 정식 직함도, 그에 맞는 급여도 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메리 잭슨은 NASA 최초의 흑인 여성 엔지니어가 되는 꿈을 품고 있었지만, 이를 위해 필요한 수업은 백인 전용 학교에서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세 사람은 각자의 자리에서 보이지 않는 벽과 싸우며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갑니다. 캐서린은 탁월한 계산 능력으로 우주비행사 존 글렌의 지구 궤도 비행 궤적을 계산해내며 NASA 전체의 신뢰를 얻습니다. 도로시는 IBM 컴퓨터 도입에 앞서 독학으로 프로그래밍 언어를 익혀 부서 전체를 이끌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결국 NASA 최초의 흑인 여성 감독관 자리에 오릅니다. 메리는 법원에 직접 호소해 백인 전용 학교 수강 허가를 받아내고 마침내 엔지니어 자격을 취득합니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존 글렌이 지구 궤도 비행을 앞두고 컴퓨터 계산 수치를 믿지 못하겠다며 캐서린에게 직접 검토를 요청하는 장면입니다. 캐서린의 계산이 확인되고 나서야 발사는 진행되고, 임무는 성공으로 마무리됩니다. 우주선이 지구로 귀환하는 장면을 지켜보는 캐서린의 눈빛은, 이 영화에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순간입니다.


    등장인물

    캐서린 존슨

    이 영화의 중심 인물입니다. 천재적인 수학 실력을 갖췄지만 흑인 여성이라는 이유로 끊임없이 제약을 받습니다. 억울함을 참기보다 자신의 능력으로 편견을 무너뜨리는 과정이 영화 전체를 이끕니다. 타라지 P. 헨슨이 연기를 맡았으며, 실제 캐서린 존슨은 101세까지 생존하며 NASA 역사의 산증인으로 남았습니다.

    도로시 본

    조용하지만 누구보다 앞을 내다보는 인물입니다. IBM 컴퓨터가 도입되면 자신들의 자리가 사라질 것을 직감하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스스로 공부하며 부서 전체를 살려냅니다. 옥타비아 스펜서가 연기를 맡았습니다.

    메리 잭슨

    세 사람 중 가장 직선적이고 당당한 인물입니다. 불합리한 상황에 정면으로 맞서며, 법원에 직접 탄원서를 제출해 전례 없는 허가를 받아냅니다. 자넬 모네가 연기를 맡았습니다.

    알 해리슨

    NASA 우주 특별 임무팀을 이끄는 책임자입니다. 성과와 능력만을 기준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인물로, 캐서린이 겪고 있는 부당한 상황을 인지하고 직접 나서서 해결하는 장면은 영화의 명장면 중 하나입니다. 케빈 코스트너가 연기를 맡았습니다.


    영화 해석과 관람 포인트

    히든 피겨스가 단순한 감동 실화 영화에 머물지 않는 이유는 이 영화가 불평등에 맞서는 방식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세 주인공은 분노를 앞세우지 않습니다. 캐서린은 계산으로, 도로시는 준비로, 메리는 설득으로 각자의 방식대로 벽을 넘어섭니다. 그 과정이 과장 없이 담담하게 그려지기 때문에 오히려 더 깊이 남습니다.

    영화 속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해리슨이 유색인종 전용 화장실 표지판을 직접 망치로 부수는 장면입니다. 시원하게 웃으면서도 동시에 씁쓸한 장면입니다. 2017년에 개봉한 영화가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음에도 지금 이 순간에도 유효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이 이 영화를 더 무겁게 만듭니다.

    또 하나의 관람 포인트는 도로시가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는 장면입니다. 백인 전용 구역에서 책을 집어 드는 그 짧은 장면 하나가, 이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를 말보다 더 잘 설명합니다. 불합리함 앞에서 무너지지 않고 조용히 다음 수를 준비하는 사람. 그것이 도로시 본입니다.

    역사책에도 제대로 실리지 않았던 세 사람의 이야기가 이 영화 한 편으로 전 세계에 알려졌습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자연스럽게 실제 인물들이 궁금해집니다. 그게 이 영화의 힘입니다.


    개인 감상

    영화를 보는 내내 분하고, 또 통쾌했습니다. 800미터를 뛰어다니며 화장실을 이용해야 했던 캐서린의 장면에서는 말문이 막혔고, 해리슨이 표지판을 부수는 순간에는 박수를 치고 싶었습니다.

    가장 마음에 남은 건 세 사람 모두 억울하다는 말을 직접 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대신 더 열심히 공부하고, 더 정확하게 계산하고, 더 논리적으로 설득합니다. 그 모습이 현실적이라서 더 아팠고, 동시에 더 존경스러웠습니다.

    실화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극적인 이야기지만, 영화는 그 극적인 요소를 절제하며 담아냅니다. 덕분에 영화가 끝난 뒤에도 감동이 오래 남습니다. 아직 보지 않으셨다면 꼭 한 번 보시길 추천합니다.